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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c pay는 왜 '현금 중심 중동 사회'에서 가장 빠른 디지털 은행으로 성장했을까요 – 아시아편 ㉔

이 블로그 시리즈의 취지와 중동 네오뱅크 사례의 의미
이 블로그는 글로벌 기업의 성공 신화와 실패의 기록이라는 큰 주제 아래에서, 아시아 각 지역의 기업들이 자신들만의 제약과 환경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금융·산업 혁신을 만들어냈는지를 사례 중심으로 분석하는 시리즈입니다.
중동은 오랫동안 석유 산업과 국가 주도 금융 시스템이 중심이었던 지역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젊은 인구 증가, 정부 주도의 디지털 전환 정책, 모바일 인프라 확산을 배경으로 네오뱅크와 핀테크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stc pay는 이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중동판 네오뱅크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의 성공 신화와 실패의 기록을 '국가 주도 혁신'이라는 관점에서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서론: 보수적인 금융 시장에서 시작된 실험
사우디아라비아의 금융 시장은 오랫동안 대형 국영 은행과 보수적인 규제 체계가 지배해 왔습니다. 현금 사용 비중이 높고, 외국인 노동자와 청년층은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018년 이전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은행 계좌를 개설하려면 주민등록증(Iqama), 고용주 증명서, 최소 예치금 등이 필요했으며,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스폰서 승인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송금 수수료도 5~10%에 달해 월급의 상당 부분이 수수료로 소진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의 성공 신화와 실패의 기록을 살펴보면, 이처럼 변화가 느린 시장일수록 한 번 구조가 바뀔 때 폭발적인 성장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stc pay는 바로 이 지점을 정확히 공략한 사례입니다.
stc pay 기업 개요: 통신사에서 출발한 네오뱅크
서비스 출시: 2018년
운영 주체: Saudi Telecom Company(stc)
국가: 사우디아라비아
라이선스:
- 2020년: 전자지갑 라이선스
- 2023년: 디지털 은행 라이선스 획득
핵심 서비스:
- 모바일 지갑
- 송금·결제
- 급여 계좌
- 카드·국제 송금
- 청구서 납부
- QR 코드 결제
stc pay는 은행이 아니라 국가 최대 통신사(stc)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앞서 살펴본 필리핀의 GCash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stc는 사우디 통신 시장 점유율 약 40%를 차지하는 국영 통신사로, 약 2,5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고객 기반은 stc pay의 초기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성공의 기록 ①: 사우디 '비전 2030'과의 정렬
stc pay의 성장은 사우디 정부의 국가 전략과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Vision 2030 핵심 목표:
- 현금 없는 사회 (Cashless Society)
- 금융 포용 확대 (Financial Inclusion)
- 디지털 경제 전환 (Digital Economy)
- 석유 의존도 감소
사우디아라비아는 2016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발표한 '비전 2030'을 통해 국가 경제의 근본적 전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계획의 핵심 중 하나는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며, 현금 사용 비율을 2030년까지 10% 이하로 낮추는 것이 목표입니다.
stc pay는 정부 정책과 충돌하지 않고 오히려 그 실행 도구로 작동하며 빠른 성장을 허용받았습니다. 정부는 stc pay를 공공 부문 급여 지급 계좌로 승인했고, 공공요금 납부 채널로도 지정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기업의 성공 신화에서 중동 기업들이 가지는 독특한 강점입니다.
성공의 기록 ②: 외국인 노동자 금융 시장 장악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약 1,300만 명 이상의 외국인 노동자가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체 인구의 약 38%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입니다.
주요 외국인 노동자 출신국:
- 인도: 약 250만 명
- 파키스탄: 약 200만 명
- 방글라데시: 약 150만 명
- 필리핀: 약 140만 명
- 이집트: 약 130만 명
- 예멘, 수단, 네팔 등
기존 은행 시스템은 이들에게 불친절했고, 송금 비용도 높았습니다. 특히 건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저임금 노동자들은 은행 방문 시간을 내기도 어려웠고, 영어나 아랍어 소통 문제도 겪었습니다.
stc pay는 다음을 제공했습니다:
- 간편 계좌 개설 (10분 이내, 스마트폰만으로)
- 저비용 국제 송금 (기존 대비 50~70% 저렴)
- 모바일 중심 UX (14개 언어 지원)
- 24시간 송금 가능
- 급여 직접 입금 지원
이 전략은 stc pay를 외국인 노동자 필수 금융 앱으로 만들었습니다. 특히 인도와 파키스탄으로의 송금 수요를 집중 공략하며, 이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했습니다.
성공의 기록 ③: 청년층 공략과 QR 결제 생태계 구축
사우디아라비아는 인구의 약 67%가 35세 이하인 젊은 국가입니다. 이들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로, 모바일 중심 금융 서비스에 대한 수용도가 높습니다.
stc pay의 청년층 전략:
- 소셜 미디어 마케팅 (인스타그램, 스냅챗, 틱톡)
- 게임화 요소 (cashback, 포인트 리워드)
- 분할 결제 (Buy Now Pay Later)
- 투자 상품 (펀드, 금 투자)
또한 stc pay는 QR 코드 결제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했습니다. 대형 쇼핑몰뿐만 아니라 작은 가게, 노점상까지 QR 코드를 보급하며 일상 결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가맹점 확대:
- 2019년: 약 5만 곳
- 2021년: 약 25만 곳
- 2023년: 50만 곳 이상
숫자로 보는 stc pay의 성장
주요 경영 성과 지표 (공개 자료 및 추정치)
가입자 수
- 2019년: 약 100만 명
- 2021년: 약 800만 명
- 2023년: 1,200만 명 이상
- 2024년 목표: 1,500만 명
연간 거래액
- 2020년: 약 100억 달러
- 2022년: 약 200억 달러
- 2023년: 300억 달러 이상
월간 활성 사용자(MAU)
- 2023년: 약 800만 명 이상
종업원 수
- 2023년 기준: 약 1,500명 내외
시장 지위
- 사우디 내 최대 디지털 월렛
- 중동 Top-tier 네오뱅크
- 사우디 디지털 결제 시장 점유율 약 45%
앱 다운로드
- 누적 2,000만 다운로드 이상 (2023년)
이 수치는 stc pay가 단순한 실험적 서비스가 아니라 국가 단위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줍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성인 인구 약 2,300만 명 중 절반 이상이 stc pay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성과입니다.
성공의 기록 ④: 디지털 은행 라이선스 획득
2023년 stc pay는 사우디 중앙은행(SAMA)으로부터 디지털 은행 라이선스를 획득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전자지갑에서 본격적인 은행으로 진화했음을 의미합니다.
디지털 은행 라이선스로 가능해진 서비스:
- 예금 계좌 운영 (이자 지급)
- 대출 서비스 확대
- 신용카드 발급
- 투자·자산관리 서비스
- 보험 상품 판매
이는 stc pay가 중동 핀테크 시장에서 단순 결제 플랫폼을 넘어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입니다.
실패 가능성 ①: 국가 의존 구조
글로벌 기업의 성공 신화와 실패의 기록 관점에서 보면, stc pay의 가장 큰 리스크는 국가 정책 의존도입니다.
- 규제 환경 변화 - 금융 규제 강화 또는 완화
- 정부 우선순위 수정 - 정권 교체 또는 정책 방향 변화
- 경쟁 네오뱅크 허가 확대 - STC Bank 등 신규 디지털 은행 증가
- 통신사 모기업 리스크 - stc의 사업 전략 변화
특히 2023년 이후 사우디 중앙은행은 여러 디지털 은행 라이선스를 추가 발급하고 있습니다. STC Bank, D360 Bank 등이 출범하면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으며, 기존 대형 은행들도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정책 환경이 바뀔 경우 성장 속도가 급격히 둔화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실패 가능성 ②: 글로벌 확장의 한계
stc pay는 사우디에서는 강력하지만, 다른 중동 국가로의 확장은 쉽지 않습니다.
- 국가별 규제 상이 - GCC 국가들도 각자 다른 금융 규제 체계
- 통신사 기반 모델의 한계 - 다른 국가에서는 stc의 통신 인프라 없음
- 현지 은행과의 충돌 - UAE, 쿠웨이트 등은 자국 은행 보호 정책 강함
- 언어·문화 차이 - 아랍권 내에서도 국가별 문화 차이 존재
UAE에는 이미 강력한 디지털 뱅크들(Liv, YAP, Nymcard 등)이 있고, 쿠웨이트와 카타르도 자국 핀테크 육성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한 바레인과 오만은 시장 규모가 작아 진출 매력도가 낮습니다.
이는 글로벌 기업의 실패의 기록에서 중동 핀테크 기업들이 자주 겪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국내 시장에서는 성공했지만, 역내 확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실패 가능성 ③: 수익성 문제
빠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stc pay의 수익성은 불투명합니다.
- 낮은 수수료 정책 -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저수수료 전략
- 높은 마케팅 비용 - 지속적인 프로모션과 캐시백
- 인프라 투자 - 시스템 안정성 유지 비용
- 인건비 증가 - 1,500명 이상의 조직 운영
stc pay는 아직 독립적인 재무제표를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수익성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모기업 stc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독립적인 수익 구조를 확립해야 합니다.
stc pay가 여전히 유리한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stc pay는 다음과 같은 강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압도적인 통신 가입자 기반
- stc 통신 가입자 2,500만 명과의 시너지
- 통신비 결제 연동을 통한 락인 효과
정부 정책과의 정합성
- Vision 2030의 핵심 실행 파트너
- 공공 부문과의 긴밀한 협력
외국인 노동자 시장 락인(lock-in)
- 1,300만 외국인 노동자 중 약 60% 이상 사용
- 송금 시장 독점적 위치
높은 모바일 금융 전환율
- 사우디 스마트폰 보급률 95% 이상
- 젊은 인구의 디지털 친화도
강력한 브랜드 신뢰
- 국영 통신사 배경의 안정성
- 정부 승인 디지털 은행
이 요소들은 stc pay를 중동 네오뱅크 중 가장 안정적인 사례로 만듭니다.
stc pay 사례가 주는 교훈
- 중동 시장에서는 정책과의 방향성 일치가 가장 중요합니다 - 정부 정책에 반하는 혁신은 불가능합니다
- 금융 혁신은 젊은 층과 외국인 노동자에서 시작됩니다 - 기존 금융에서 소외된 계층이 첫 고객입니다
- 통신사는 은행보다 빠르게 금융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 고객 기반과 인프라가 이미 존재합니다
- 글로벌 확장보다 지역 지배력이 우선입니다 - 국내 시장 장악 후 역내 확장이 순서입니다
- 국가 주도 혁신의 양면성 - 빠른 성장의 기회이자, 정책 의존의 리스크입니다
결론: stc pay는 중동의 성공 신화로 남을 수 있을까요?
stc pay는 이미 사우디아라비아 내에서는 성공 신화에 가까운 위치에 있습니다. 5년 만에 1,2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했고, 사우디 디지털 결제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장악했으며, 디지털 은행 라이선스까지 획득했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의 성공 신화와 실패의 기록이라는 기준에서 보면, 앞으로의 관건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1. 수익성의 지속성
- 성장 단계에서 수익성 단계로의 전환
-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확립
2. 사우디 이후의 성장 전략
- GCC 역내 확장 또는 글로벌 파트너십
- 새로운 시장 개척 방안
3. 경쟁 격화 대응
- 신규 디지털 은행들과의 차별화
- 기존 은행들의 디지털 전환 대응
중동 네오뱅크의 미래는 '기술'보다 '정책·인구·생활 구조'를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stc pay는 현재까지는 그 답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기업입니다. Vision 2030이라는 국가 전략과 정확히 정렬했고, 외국인 노동자와 청년층이라는 핵심 고객층을 장악했으며, 통신사 기반의 강력한 인프라를 활용했습니다.
향후 3~5년 내에 stc pay가 수익성을 확보하고, GCC 역내 확장에 성공하며, 독립적인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다면, 중동을 넘어 글로벌 핀테크 성공 사례로 기록될 것입니다.
반대로 정책 의존도를 극복하지 못하고,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며, 역내 확장에 실패한다면, '국가 주도 혁신의 한계'를 보여주는 실패의 기록으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stc pay의 이야기는 아직 진행 중이며, 그 결과는 중동 핀테크 산업 전체의 방향을 결정할 것입니다.